콘크리트 시공품질 현장 측정 쉬워진다
기사입력 2023-08-09 06:00:21
[대한경제=박병탁 기자] 콘크리트의 유동특성을 휴대용 장비를 이용해 현장에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8일 건설기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비엘과 명지대학교는 최근 ‘콘크리트 유동성 측정 장비 및 시공성능 예측기술’ 개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건축물의 효율적인 시공을 위해서는 관로로 수송되는 콘크리트의 펌핑 성능을 사전에 예측할 필요가 있다. 콘크리트 물성 등에 따라 배관 압력이 높아 터지는 등의 사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콘크리트와 배관에 형성되는 윤활층의 점도와 항복 응력(변형이 발생하는 저항의 최댓값) 등을 측정해 배관에 가해지는 압력과 시간당 토출양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인 ‘레트리보(Rhetribo)’를 개발했다.
그동안 콘크리트 물성은 레오미터로, 배관 윤활층의 물성은 트라이보로 측정해왔는데, 이 둘을 하나로 합쳐 측정한 뒤 별도의 알고리즘을 통해 배관압력과 토출량 등을 계산해 내는 것이다.
김은성 비엘 대표는 “콘크리트 재료에 대한 점도와, 항복 응력 값, 배관 유동층의 소성점도와 항복 응력을 측정하고 배관의 지름, 길이, 수평‧수직 방향 여부 등을 종합한다”며, “이를 통해 조합해 배관에 가해지는 압력과 시간당 토출량을 계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 없던 장비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세계최초다.
제품의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무게를 줄여 휴대성을 높인 점이다. 기존 레오미터는 약 25㎏의 무게를 지니는 데 반해 비엘이 개발한 레트리보는 본체 무게가 약 12.9㎏으로 휴대성이 강화됐다.
독일의 휴대용 레오미터인 ICAR의 경우 7.5㎏ 수준으로 무게가 훨씬 가볍지만 성능 면에서 차이가 난다. 김 대표는 “ICAR는 측정모터가 약해 최근에 나오는 점도가 높은 고유동‧고강도 콘크리트는 측정이 어렵다”며 “하드웨어적인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측정 정확도는 95%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콘크리트 물성 등 측정 시 온도에 따라 변하는 점도는 별도의 보정식을 통해 측정값이 반영하며 정확도를 높였기 때문이다.
콘크리트 시공품질 관리를 위해 기술의 활용도는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은성 대표는 “같은 배합에 의해 레미콘 차가 오더라도 정량적인 성질은 조금씩 달라서 펌핑 시 압력과 토출량도 모두 다르고 배출되는 콘크리트의 물성도 차이가 난다”며, “우리 제품을 통해 그런 것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정량적인 시공품질 관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탁 기자 p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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